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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일] 베네치아, 그리고 볼로냐
    여행/2022 이탈리아 일주 - 하나투어 2022. 11. 13. 21:43
    베네치아 - 볼로냐 - 피렌체

    베네치아 섬 밖에 위치한 호텔에서 저녁을 보내고, 20분쯤 차를 타고 항구에 내렸다. 영어로는 베니스라고 불러서, 어렸을 때 까진 셰익스피어의 5대 희극 중에 하나인, 베니스의 상인으로 처음 접했던 장소이다. 섬까지 버스로 타고 가서, 배로 갈아타고 베네치아의 중심지로 갔고, 구경을 마치고 수상택시로 돌아오는 일정이었다. 베네치아는 마치 두 물고기가 입을 앙 물고 있는 모양.

    역사 깊은 항구도시인데, 베네치아 안에서는 버스도, 자가용도, 택시도 모두 배이다. 120개 정도의 작은 섬으로 이루어져 있고 골목골목 150개 운하로 연결되어 있다. 안타까운 점은, 원래 20만 명이 넘는 사람이 살고 있었는데, 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지가 되어버려서 사람이 살 수 있는 생활 인프라(슈퍼, 과일가게 등)는 줄어들고 호텔과 식당만 늘어나버리고, 물가도 치솟아서 지금은 5만 명도 안 되는 사람만 살고 있다고. 베네치아를 여행하기 전, 걸어서 세계 속으로 영상을 보고 갔는데, 이 아름다운 섬이 갯벌 위에 말뚝을 박아서 만든 것이라는 점이 정말 놀라웠다.

    세계문화유산 탐험 27편_갯벌에 수백만 개의 말뚝을 세워 건설한 수상도시, 이탈리아 베네치아
    페리를 타고 베네치아의 중심지로 이동했다.

    베네치아 두 물고기 모양중 오른쪽 물고기의 꼬리 부분까지 배를 타고 가서 내렸다. 블럭마다 다리를 건넜어야 했는데, 작은 섬과 섬이 다리로 연결되어 있었다. 가던 도중 17세기 만들어진 탄식의 다리(Bridge of Sighs)라는 하얀 다리를 만났는데, 두칼레궁과 누오베 감옥을 연결하는 다리였다고 한다. '탄식의 다리'라는 이름이 붙여진 이유는 두칼레 궁에서 재판을 받고 나오던 죄수들이, '이 다리를 건너면 세상과 완전히 단절이다' 하고 생각하며 한숨을 내쉬는 다리였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탄식의 다리. 죄수들의 입장에선 얼마나 괴로웠을까?

    유명한 장소들은 산 마르코 광장 주변으로 위치해있었다. 산 마르코(San Marco)라는것은, 마르코 성인을 의미하는데, 영어로는 마크라는 이름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탈리아식으로 마르코라고 하는데 한국 가톨릭에서는 꽤 많은 신자들이 세례명으로 사용하고 있다. 아빠가 코로나 시기 전에 이탈리아를 혼자 여행하고 온 적이 있었는데, 그 당시에는 이 광장에 사람이 가득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가 갔을 때는 사람이 많지 않아서, 경관을 넓게 감상할 수 있었다.

    마르코 광장, 산마르코의 종탑과 산마르코 대성당

    이날, 날씨가 어두웠고 비가 한두방울씩 내려와서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 종탑에 올라가서 구름이 낀 베네치아를 한눈에 바라보고 싶었지만, 주어진 시간 동안 Florian 카페를 더 가보고싶어서, 종탑에 올라가 보지는 못했다. 줄이 꽤 있었다. 넓은 광장과 함께 산 마르코 대성당, 그리고 종탑이 보인다. 황금색으로 보이는 것들이 실제 금이라서 황금 교회라고 불렸다고. 이 당시 유니크한 건축 방식으로 이 성당을 지어서, 이슬람 양식도 느낄 수 있었다.

    베네치아 하면 빠질 수 없는 인물이 한명 있다. 바로 카사노바. 모든 학문에 박학다식한 엘리트였고 남녀노소 마음을 사로잡은 바람둥이이다. 평생 동안 철학자, 바이올리니스트, 사제, 외교관, 연극배우 등 다양한 직업으로 활동했고, 국적, 직업, 나이, 계층을 불문하고 사랑을 나눴다고 한다. 베네치아에는 카사노바의 유명한 일화가 있다고 한다. 당시 베네치아 공화국 총독 부인을 유혹하여 하룻밤을 보냈고, 결국 한번 갇히면 살아서 절대 나올 수 없다는 베네치아의 누오베 감옥에 갇혔다. 설화가 많이 있는데, 그중 하나는, 남자 간수를 유혹해서 탈출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오늘 밤, 카사노바 영화를 구입해서 한번 볼 생각이다. 정말 미우면서도 미워할 수 없는 마성의 사나이었을 것 같다. 카사노바는 떠날 때에도 당당하게 편지 한 장을 남긴다.

    나를 이곳에 가둘 때 내 동의를 구하지 않았듯,
    나 역시 그대들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이곳을 떠나네. 잘있게나.
    Florian(플로리안)카페에서 아포카토, 맥주 한병과 무료로 함게 나온 감자칩과 땅콩. 물은 무료로 함께 나온다.

    그 카사노바가 여인들을 유혹할 때 자주 이용했던, 300년 된 카페, Florian에 가서 커피를 마셨다. 가격이 정말 비쌌다. 마리아 이모(세례명이다)가 커피와 디저트를 사주셨는데 5명이서 에스프레소 2잔, 맥주 1잔, 민트 초코 커피 1잔, 아포가토 1잔 시켜먹었고, 총 80유로 정도 나왔다. 서빙을 하시는 분들이 멋진 유니폼을 입고 서빙을 해주시는데 너무 젠틀했고 멋있었다. 플레이팅도 너무 멋졌고 모든 게 고급졌다. 마치 내가 성공한 어른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하하. 카페 내부도 정말 아름다웠다. 친퀘테레에서 점심을 한 끼 사 먹었을 때만큼 많이 나왔지만, 좋은 추억이었던 것 같다. 이모 감사합니다.

    수상택시를 타고 대운하를 따라 구경했다

    플로리안에서 충분히 사치로운 여유를 부린 후, 광장에서 비 오는 날에 잘 어울리는 음악들을 들으며 걸었는데, 정말 많은 영감을 받은 것 같다. 나중에 베네치아의 느낌을 곡으로 써보고 싶다. 참 매력 있는 도시였다. 도보로 구경할 수 없는 대 운하를 수상택시를 타고 달렸다. 그리고 다시 항구로 돌아갔다. 볼로냐로 향하기 전, 베네치아 근처에 있는 Bada라는 한식당에서 비빔밥을 먹었는데, 너무 입맛에 맞지 않아 참치김밥과 불고기 김밥, 그리고 컵라면 두 개를 따로 사서 먹었다. 비빔밥 정말 맛없었다.

    베네치아에서 볼로냐로, 약 2시간이 걸렸다
    볼로냐의 랜드마크, 두개의 사탑. 위험에 처했을 때, 탑에 올라가 오랫동안 버티는 식으로 방어를 했다고 한다.

    이탈리아어에는 조금 어려운 발음이 있는데 바로 'gn' 이 함께 있을 때이다. 한국어로는 Bologna를 '볼로냐'로 표기하는데, 약간의 g발음이 미세하게 섞여야 하는데 발음 내기는 힘들었다. 식사를 마친 뒤, 볼로냐로 향했다. 조금 내려서 세 군데를 방문했는데, 세계 최초의 대학 볼로냐 대학교, 볼로냐의 랜드마크 볼로냐 사탑을 보고 마지오레 광장으로 이동했다.

    마지오레 광장과 페트로니오 대성당, 그리고 넵튠 광장

    마지오레 광장에 있는 산 페트로니오 대성당

    마지오레 광장 앞, 미완성되어있는 페트로니오 대성당이 있다. 고딕 양식으로 지어져 있는데 재정적인 이유로 하부만 시공되었다고 한다. 이 광장에는 정말 많은 사람들이 걷고, 성당 앞 계단에 앉아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성당을 주변으로 사각형의 마지오레 광장이 있고, 성벽 모양으로 양옆에 건물들이 즐비해있었다. 골목골목에는 볼로냐의 파스타, 소스, 햄부터 젤라토까지 여러 가지를 팔고 있었고, 볼로냐만의 느낌을 간직한 식당들도 즐비해있었다. 가장 감동적이었던 것은....!

    바로 군밤 아저씨. 정말 역대급 감동이었다. 15개에 5유로였는데, 정안휴게소 알밤 휴게소의 알밤보다 훨씬 퀄리티도 좋았고 크기도 정말 컸다. 원래도 밤을 좋아하기 때문에 정말 맛있게 먹었다. 1970년부터 오로지 군밤만 판매하셨다고. 로마에 도착했을때에도 군밤을 많이 팔고 있었지만, 이 아저씨의 군밤이 정말 예술이었다.

    넵튠의 분수

    마지오레 광장 한편에는 아름다운 분수가 자리하고 있는데, 그 뒤쪽으로는 넵튠 광장이 위치해있다. 이 분수는 정말 섹시하다. 맨 위에 삼지창을 들고 있는 넵튠뿐만 아니라, 그 아래 사이렌들도 정말 야한 자세로 앉아있다(가슴을 움켜쥐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이 분수가 유명하다고. 이 광장 주변에서 약 2시간 동안 푸른 하늘에 해가 져서 어둑 해질 때까지 여유로운 시간을 보낸 후, 숙소로 향했다. 야경이 정말 아름다워서 동영상 제작을 할 때, 나 스스로도 큰 만족을 했다.

    볼로냐에서 피렌체 근처로, 약 1시간반 이동

    숲속에 뷰가 좋았던 호텔에 도착. 호텔에서 저녁 식사를 먹었다. 그렇게 4일째 밤이 지나갔다.

    Day 4 M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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